“최저임금이 올랐지만, 물가 생각하면 체감이…”
“최저임금이 올랐지만, 물가 생각하면 체감이…”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9.01.2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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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희주(22·여) 씨는 한 콜센터 상담원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기본급이 많이 올랐지만 식비도 덩달아 오르면서 주머니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직장 주변에 있는 음식점들이 2,000~3,000원 가까이 오르면서다. 점심과 저녁을 사먹는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식비로 12만~18만원이 추가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월급에서 식비로 지출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으니까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아요”

대학생 이모씨(22)는 한 닭갈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는 최저시급이 5,560원이었던 2015년에 한 달에 10만 원씩 저축했지만 현재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10~15만원을 통장에 넣고 있다. “고학번이 되면서 간호사국시문제집 등을 사느라 지출이 늘었던 탓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른 이유도 있어요. 이제는 치킨을 시켜도 배달비를 얹어 줘야 하잖아요. 삼각김밥, 음료수 등 먹거리뿐만 아니라 생필품도 가격이 올랐고요”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6월 사업체노동력 조사’를 보면 이런 현상은 전방위적으로 관찰된다. 지난 1∼5월 누계 월평균 명목임금에서 실질임금(물가상승을 고려한 돈의 가치)을 뺀 금액은 △2016년 1만9000원 △2017년 8만4000원 △2018년 13만4000원이다. 명목임금만큼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아 차액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 여러 요인으로 원가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물가가 오르면서 화폐 구매력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리는 시기에 가격이 인상된 곳이 많다. 경기도 부천시 심곡동의 한 백반집은 인건비가 오르면서 1,000을 올렸다. 식당 한쪽 벽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인상됐다’는 내용의 표지판이 걸렸다.  또 다른 한식집 업체는 최근 같은 이유로 배달원 두 명 중 한 명을 해고했다. 일손이 줄어드니 배달가능 지역도 축소됐다. 부천시 송내2동, 심곡본동, 심곡본1동까지만 가능하다.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기도 하지만 근로시간이 줄어들었다고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렇다 보니 수중에 들어오는 월급은 최저임금 인상 전후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근무시간이 줄거나 휴무일이 늘어났어요” 서울 봉천동의 한 칵테일바에서 근무하는 이원영(21·여) 씨의 말이다. 21시부터 새벽 4시까지 근무하는 조건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1~2시간 일찍 퇴근하기 일쑤다. 하루에 8,350~1만6,700원가량 벌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 압박 때문에 유동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절하게 됐어요”

비단 이 씨만의 고민만은 아니다.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 ‘알바몬’이 최근 발표한 ‘2019 최저임금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알바생 3011명 중 85.8%(2583명)‘가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걱정된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일자리 축소와 구직난을 그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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