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보람 유튜브 '시샘' 곳곳에
[취재수첩] 보람 유튜브 '시샘' 곳곳에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9.07.29 0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생 모아도 만질 수 없는 돈을 6살 꼬마가 단숨에… 허탈감만 느낍니다"

"밀린 회사 업무에, 부장 눈치에 휴가도 못 쓰는 처지인데 억대 월 수입을 올린다는 얘기를 듣고 근로의욕이 뚝 떨어졌습니다. 요즘 회사 사람들이랑 사석에서 보람 유튜버에 대한 이야기가 단골 소재입니다"

한 지역의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직원과 점심을 먹으면서 들은 내용이다. 취준생(취업 준비생)들이 신의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공기업에서도 '직장인 허탈감'은 동일하게 포착된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기사 댓글 등에는 부러움과 시샘을 느끼는 반응으로 크게 양분된다. 

17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6세 유튜버 이보람 양의 가족회사 '보람패밀리'가 서울 강남의 빌딩은 95억원에 사들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등 일생생활에 대한 영상을 올리는 '보람튜브 브이로그'(유튜브 채널명)의 월 조회수는 8억을 넘고, 월 수입은 24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한 설문조사에서 재산이 10억만 있어도 '부자'라고 생각한다는데, 월 24억이면 한 달만에 국민적 시각에서 '부자'로 등극하는 셈이다. 얼핏 이런 불편한 숫자는 일부 국민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보람튜브 제재 청원 글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유튜브는 분명히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주는 플랫폼이다”라며 “하지만 보람 튜브는 과거에 아동학대 고발을 당한 적이 있을 만큼 문제가 많은 채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불건전한 콘텐츠를 올렸던 채널이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이런 채널이 한 달에 40억원의 수익을 내는 것을 보는 평범한 서민들의 심정은 어떻겠느냐. 어마어마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꼭 보람유튜브뿐만 아니라 이미 인플루언서로 등극한 '키즈 유튜버'들이 적지 않다. 최연소인 '서은(5세) 이야기', 쌍둥이 '뚜아뚜지(6)', 숫자·알파벳을 배우는 '라임(9) 튜브', 댄스신동 '어썸(Awesome) 하은(10)' 등 채널은 수백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일반 개인도 집에서 기발한 콘텐츠를 제작해 공중파 방송인들 못지않은 부와 인기를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러나 "애 갖고 장사하냐", "세무조사 해라" 질투의 발로로 느껴지는 댓글들도 상당 수 눈에 띈다. 배 고픈건 참아도 배 아픈건 못참는 것일까. 그런 식으로 따지면 불평과 불만을 쏟아 내다가 눈을 감아야 할지도 모른다. 역사를 보더라도, 당장의 대기업 일가를 보더라도 '격차'는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거 우즈와 그의 캐디 사이의 소득 불평등은 하늘 땅만큼 벌어졌지만 그래도 그의 캐디는 결국 부자가 됐다. 만약 타이거 우즈가 부자가 되지 않는 걸 캐디가 바랬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유튜브에 양질의 콘텐츠를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없다면 이를 이용하는 시청자도 줄어들 것이고 광고 시장의 규모도 작아질 것이다. 향휴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은 작은 파이에서 나눠 먹어야 하고, 시청료를 내지 않고 동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도 많은 불편을 겪게될 것이다.

로버트 냅 교수는 '99%의 로마인은 어떻게 살았을까'에서 로마 사회는 전체 5000만~6000만 인구의 약 0.05퍼센트에 불과한 3만~3만 5000명의 호네스틱오레스들과 나머지 99.5퍼센트는 휴밀리오레스로 나뉘어 있었고, 이 중 0.05퍼센트에 불과한 호네스티오레스는 로마 사회 부의 80%를 소유했다. 분명한 건 역사가 흐르면서 지구는 점점 평평해지고, 부를 축적할 기회도 일반 대중에게 점점 확대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 댓글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유재석은 저렇게 벌어도 되고, 일반인은 안되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천광역시 연수구 용담로 117번길 41 (만인타워오피스텔 11층)
  • 대표전화 : 032-814-9800~2
  • 팩스 : 032-811-9812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경래
  • 명칭 : 주식회사인천연수신문사
  • 제호 : 인천자치신문 연수신문
  • 등록번호 : 인천아01068
  • 등록일 : 2011-10-01
  • 발행일 : 2011-10-01
  • 발행인 : 김경래
  • 편집인 : 김경래
  • 인천자치신문 연수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천자치신문 연수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eyspres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