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민 자부심 느낄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요해
연수구의 한 대로변. 어린 자녀와 함께 길을 걷던 구민 A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가씨 항시 대기’, ‘도우미 모집 시급 4만5천원’ 과 같은 커다란 간판을 본 딸아이의 질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도우미가 뭐야?"
이처럼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적이 잦은 대로변에도 위와 같은 문구를 걸고 공개적으로 ‘도우미’를 모집하는 간판들이 떡하니 걸려 있어 길을 오가는 시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도우미라는 말이 가사도우미, 산후도우미 등을 지칭할 수도 있겠지만 터무니없이 높은 보수로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건전하지 못한 직업을 유추할 수 있다.
식품위생법 시행령은 ‘유흥종사자’를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하고 ‘유흥주점’을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유흥종사자를 두거나 유흥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손님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유흥주점의 도우미는 합법이다.
반면에 '음악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22조 2항은 '영리목적으로 노래연습장에서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춤 등의 접객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동법 22조 1항 4호에 따라 접대부 고용 및 알선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위 법률 따라 유흥종사자를 쓸 수 없는 노래연습장이지만 많은 업소들이 매출을 위해 도우미를 통한 불법적인 영업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다시 말해 ‘도우미 모집’과 같은 간판을 통해 모집된 이들이 합법적인 곳과 불법적인 곳 모두 보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불법인지 합법인지 알 수 없는 좋지 않은 이미지가 시민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연수구가 살기 좋은 동네로 손꼽히고 구민의 높은 문화수준과 깨끗한 주거환경을 지향한다고 하면서 이런 이미지와 다른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요소를 그냥 방치하는 것에 대해 지적하기도 한다.
연수구 주민 A씨는 “겉으로는 합법적 사업이라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떠한지는 다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하면서 “구민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조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얼핏 보면 단시간에 큰돈을 버는 것처럼 적어놔 어린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나”라는 우려의 말도 전했다.
하지만 이런 불법적 운영에 대한 단속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밀리에 벌어지기 때문에 이를 목격하고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과 인력, 절차에 관한 어려움도 있다.
인천연수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현장을 잡기 위해 24시간 잠복만 하고 있을 순 없어 제보가 중요한데 막상 신고가 접수돼도 그때부터의 절차가 생각보다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또한 단속해야 할 곳들에 비해 적은 인력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며 “개인적으로는 유흥업소에 관한 전담 팀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