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6조 건축비 명확한 근거 요구/김 전청장도 비판 가세 논란증폭

박남춘 인천시장의 인천타워 151층 건립 주장에 대한 회의적인 발언이 송도 지역사회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박시장은 지난 17일 10개 군·구 연두방문의 첫 일정으로 찾은 작전서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송도국제도시에서 논의되는 103층 건물에 1조2천억원밖에 들지 않는데, 151층은 6조원이 든다", "다 지어놓고 그 골칫덩어리가 되는데, 아무리 제가 표를 못 얻어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계양구 주민으로부터 "송도와 청라국제도시에 비해 지원이 적다"는 지적이 일자 박 시장이 이 같이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이어 박 시장은 "고층건물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면 시민들하고 싸우는 게 된다", "103층 같은 거 지어도 그 땅값을 대신해 어떤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옵션을 논의해야 한다"며 100층이 넘는 고층 빌딩 건축 자체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제차 강조했다.
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으로 인해 송도국제도시 지역 주민들은 서울의 롯데월드타워와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 등의 건축비를 예를 들며 박 시장이 103층 1조2천, 151층 6조의 사업비가 든다는 발언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요구하는 등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올댓송도 김성훈 대표는 "인천타워 151층 원안 추진을 위해 겨울 한파 내내 50동안 진행하고 있는 천막시위와 집단 삭발 등을 하며 절실하게 농성을 하고 있는 송도 주민의 상황을 비웃듯 인타 151층 6조가 든다는 근거 없는 말을 운운하며 우리를 떼를 쓰는 걸로 몰아가고 있다"며 "박 시장에게 6조에 대한 자료와 근거, 출처 등을 밝힐 것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도 올댓송도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박 시장의 발언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비판 대열이 가세해 주목된다.
김 전 청장은 "한마디로, 박 시장의 시각과 인식수준을 보여주는 발언이다"라며 박 시장의 발언을 작심비판 했다.
김 전 청장은 "서울의 롯데월드타워(123층, 555m)를 짓는데 약 1조 6천억원이 들었는데, 현재 50억~400억 원 정도 하는 레지던스가 모두 분양되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그런데 당초 3조원이 든다던 151층 인천타워가 갑자기 6조원이 되어 돌아왔다. 과장된 숫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시장의 발언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이원재 청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151층 높이의 건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여러 의견 수렴 결과 사업비와 관리비 문제에 따른 사업성이 낮고, 건설 과정에서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히며, 박남춘 시장과 입장을 같이 했다.
이처럼 인천타워 높이와 관련한 행정과 지역 주민들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영하의 추위 속 송도 주민들의 천막농성은 두 달이 채워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