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 유상균 연수구의회 의원을 기리며...
[기고] 고 유상균 연수구의회 의원을 기리며...
  • 연수신문
  • 승인 2023.03.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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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평화복지연대 연수지부 라진규 대표
승기천 살리기에 진심을 다했던 8대 연수구 의원 시절 故 유상균 의원
승기천 살리기에 진심을 다했던 8대 연수구 의원 시절 故 유상균 의원

고 유상균 연수구의회 전 의원을 기리며...

시민단체 대표로서 정치적 견해가 정반대인 분에 대해 이러한 글을 쓰게될 줄 몰랐다. 

쓰는 내내 가슴이 아린 것을 보면 고 유상균 의원이야 말로 사상과 정견을 넘어 누구보다 연수구 지역을 위해 진심을 다해 주민과 함께 해왔던 정치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몇자 적어본다.

첫 인연은 어찌보면 악연이었다.

2018년 유 의원이 구의원으로 당선되고, 2019년 초 겸직금지 문제로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지역단체 대표가 바로 본인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의회에서 유 의원의 제명안이 부결되어 의원직을 유지했지만, 그로 인해 행사장 등에서 만나도 서로 반가울 수 없는 사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2020년 5월 휴대폰 번호에 '유상균 구의원'으로 뜨는 전화가 왔다. 받자마자 수화기 넘어로 하는 말이 '라진규 대표님 시간 좀 내주세요'였다.  

생각지도 못한 연락에 의아했지만, 할 이야기가 있다 하니 다음날 이른 아침 차 한 잔을 하며 이유를 들어봤다.

모 언론에서 인터뷰기사를 실어준다는데 내 연락처에 수천명이 있고 좋은 이야기를 해 줄 사람들도 많지만 어찌 보면 가장 반대쪽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본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무례를 무릅쓰고 뵙자고 했다는 것이다.

황당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진지하게 말씀하시는 유 전 의원을 대충 넘길 수도 없어 나름 진지하게 여러 방향에서 이야길 나누게 됐다.

'구의원을 왜 하시는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등의 나의 질문에 유 의원은 "승기천 살리기 운동을 계기로 지역 정치를 하게 되었는데, 임기 동안 단 한 가지라도 구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자칫 의례적인 답일 수 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해맑은 미소로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순수함이 느껴졌다. 

이후 정기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책과, 토론 등을 하면서 인간적인 이야기까지 참으로 소중한 소통의 시간이었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과정을 갖게됐다.

그렇게 인연이 이어지던 2020년 7월 유 의원으로부터 "대표님 선학초에서 불과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건너편 남촌동에 산업단지가 지어진다고 하는데, 아세요?"하며 전화가 왔다.

듣긴 했었지만, 자세한 내용을 잘 몰라 서로 확인 후 만나기로 했고, 이후 '연수신문'의 단독보도로 남촌산단 추친 SPC측에서 발암물질이 백여배가 넘는 환경영향평가 내용을 숨기고 자료를 배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서로 반대에 있던 우리가 협업을 하는 계기가 됐다.

본인은 주민의 환경권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남촌산단 반대 관련 대책위 구성을 위해 주민들에게 알리기 시작했고, 유 의원은 구의회 차원의 남촌산단 반대 결의안 채택, 5분발언을 통해 힘을 실었다. 또한 비대위에 보수진영 의원으로 참여해 함께 서명운동과 각 아파트 단지에 설명회를 하는 등 주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남촌산단 반대를 위해 누구보다 열정적이면서도 디테일하게 그리고 책임성 있게 소임을 다한 유상균 구의원이었다.

이후 많은 지역구 구민들에게 다른 정치인들처럼 감언이설이 아닌 진심과 진정으로 누군가를 납득시킬 수 있는 능력있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기억되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연락이 와서 식사를 하자 더니 유 의원 본인의 비강암 소식을 덤덤히 이야기했다.

남촌산단 반대 대표자 회의 때 목 부위에 살갖이 벗겨질 정도의 힘겨운 방사선 항암치료 중에도 힘겨운 몸을 이끌고 참석해 꾹꾹 담은 목소리로 "몸이 안좋아 좀 쉬고 있는데 대책위 분들 모두 애쓰신다"며 "미안하고 고맙다" 이야기 하던 유상균 의원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후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힘겨움을 수반했을 강도 높은 항암치료 과정에서도 정신이 들면 남촌산단, 제2의료원, 작은도서관 위탁종료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주고 받았던 SNS 메시지를 끝으로 지난 3월 4일 부고를 받게 됐다.   

생전에 하천 생태보전의 선진국인 호주에 꼭 함께 가자던 약속도

남촌산단을 꼭 막아내자던 약속도 승기천을 제대로 살리자는 약속도 유상균 의원에게 미완이 되었지만,

당신과 함께 이야기 했던, 연수구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지구 환경을 위한 실천적 다짐과 그 뜻을 유 의원을 기억하고 살아갈 우리 몴으로 남겨 주시고, 이제 책임의 무게를 내려놓고,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지내시길 기도해 본다.

유상균 의원님 편히 쉬시라.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연수지부 대표 라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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