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자금 돌려줘"… 신생 암호화폐 거래소 먹튀 논란

제2의 퓨어빗 사태 되나… 투자자들 발만 '동동'

2019-01-30     박진형 기자

#. 윤모씨(32)는 4년 동안 적금을 부어 마련한 뭉칫돈 1억 3천만원을 신생 암호화폐 거래소 '루빗거래소'에 투자했다가 크게 낭패를 봤다. 코인 가격이 10분의 1토막 가까이 나면서 투자 금액이 1,000만원밖에 안 남았다. 여러 번 차익 거래를 통해 겨우 원금을 복구했지만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거래소 측이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며 출금 서비스를 중지한 것. 현재 폐업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윤 씨는 현재 잠도 못 자고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그는 "신혼집을 장만하기 위해 피땀 흘리며 모은 돈이 공중에서 사라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올해 9월 결혼식을 올리는데 정말 막막하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다면 집회를 하던 고소를 하던 모든 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루빗거래소가 제2의 퓨어빗 사태가 될까 투자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집단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공동 전선을 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5일 금요일로 돌아간다. 루빗거래소는 이날 스냅샷을 찍고 거래소 코인 '로이'에 대한 첫 배당을 실시했다. 보유 배당률은 로이 코인 1개당 0.67원, 채굴 배당률은 1.66원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루빗거래소 운영진은 공식 단톡방에 “제이 (코인) 에어드랍 시점부터 일부 문제가 발생한 것을 파악했다"며 "그로 인해 캐쉬마일리지(배당)도 오지급 된 상태다"라고 알렸다.

이후 루빗거래소는 30일 오전 10시 "확인 결과 오지급과 오체결(증폭)도 나타난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루빗을 경영해 나가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거래소 측은 이 과정에서 4억의 손실분이 발생해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갑작스런 폐업 언급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루빗거래소가 작년 10월 로이코인 사전판매를 통해 30억원 상당의 수익을 챙겼는데도 4억원 때문에 '장사'를 접는 것에 대해 기획사기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당초 배당을 즉시 출금할 수 있는 원화로 주기로 한 것에서 정책을 바꿔, 한 달 뒤 출금 가능한 '캐쉬마일리지'로 지급해 고의적으로 투자자들의 돈을 묶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투자자는 "지금까지 루빗이 시스템 오류로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는 금액이 총 19억이고, 사전판매로 30억을 벌었다"며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사전판매만으로도 11억을 번 것인데 4억 때문에 폐업한다는 것은 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5일 배당을 캐쉬마일리지로 지급받은 투자자들이 코인을 사기 시작하면서 거래가 많이 이루어졌지만 잠시 후에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이때 거래소에서 가지고 있는 물량을 개미들에게 떠넘기고 이제 손을 터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루빗거래소는 시스템 오류 등 현재 상황에 대해 대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투자자 대표를 선출해 대화 창구를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