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공무원 기강해이 바로 잡아야
[취재수첩] 공무원 기강해이 바로 잡아야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9.01.22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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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인천 연수구청 건설과 소속 공무원에게 맞을 뻔했다. 금연구역에서 왜 흡연을 하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덜컥 화를 내며 달려들었다. 다른 직원들이 말리지 않았으면 물리적 폭행까지도 당할 수 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오히려 건설과 직원은 기자의 태도가 건방지다며 노발대발했다. 국민건강증진법 위반으로 과태료 10만원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는 것이 중요한 문제인데도 기자의 취재활동에 훼방을 놓으며 본질을 흐렸다.

연수구청 5층 옥상정원 내에는 금연구역을 알리는 스티커가 출입문과 나무벤치 등 곳곳에 부착돼 있었지만 공무원들은 이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보건소 관계자가 “지저분할 정도로 경고문을 부착해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할 정도다. 심지어 연수구청장 이름으로 금연구역을 알리는 경고문도 소용이 없었다. 상사의 지시에 복종해야 할 공무원이 구청장 말을 무시한 것과 다름없다.

공무원의 핑계는 더욱 기가 막히다. “날씨도 춥고 귀찮아서 피우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날 날씨는 영상 6도였지만 춥다는 것이다. 5층에서 1층에 있는 흡연 부스까지 내려가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데 불편하다고 한다. 계속 문제제기를 하자 겨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해 연수구청 흡연 문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됐지만, 경각심을 느끼는 수는 몇이나 될까.

결국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공무원이 많기 때문에 이를 단속하는 직원들만 고생이다. 연수구청 직속기관인 연수구보건소에서 동춘동과 연수동 금연 단속하는 사람은 고작 3명이다. 이들의 업무 과중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들이 일선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보건소 관계자는 “수시로 연수구청에 가서 지도를 하지만 여전히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강해이 문제는 또 있다. 이른 시간인 11시 30분쯤 인천시청 정문을 빠져나오는 공무원들이 많았다. 일일이 다 확인해보지 않아서 정확한 사정을 알긴 어렵지만 점심시간 규정을 잘 지키고 있을지 의문이 든다. 밥을 먹으로 가는 한 공무원 무리를 따라가 보고 나서 든 생각이다. 이들은 인근 돈가스 집에서 식사를 한 후 카페에서 담소를 나눴다. 총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상 점심시간은 1시간이다. 30분을 허비한 셈이다. 한 달로 치면 600분이다. 이렇게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

공무원은 취임할 때 소속 기관장 앞에서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선서를 한다. 주민 전체의 봉사자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겠다는 ‘친절·공정의 의무’와 모든 공무원은 법규를 준시하며 성실히 그 직무를 수행한다는 ‘성실의 의무’ 등 11개의 의무를 지킬 것을 약속한다. 그냥 형식적으로 의무사항을 읽지 않고서는 저렇게 뻔뻔한 행동을 보일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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