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인터뷰] 미소가 흐르는 풍경, 박혜숙 작가
[who is 인터뷰] 미소가 흐르는 풍경, 박혜숙 작가
  • 김도윤 기자
  • 승인 2023.10.23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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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6일부터 28일까지 개인展 개최
풍경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파
박혜숙 작가
미소가 흐르는 풍경, 박혜숙 작가.

"무료했던 삶에 돌파구가 되어준 게 그림이었어요. 그림을 선택한 건 정말 잘한 결정인 것 같아요"

일을 하면서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고자 '취미'로 시작했던 그림이 이제는 작가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가 됐다.

'그림이 좋다, 배우고 싶다'라는 단순한 욕구에서 출발한 작품 활동이 어느덧 20년 가까이 흘렀어도 작가에게는 여전히 새롭고 행복하며 즐겁다. 

오랜 기간 일과 작품 활동을 병행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작가로 하여금 꾸준히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 동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자연 속에서 소소함을 찾고 이를 그림으로 옮기면서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박혜숙 작가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일과 병행해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림과는 전혀 관계없는 직종에 종사했는데 일을 하면서 지금의 삶이 '삭막하다', '차갑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무료한 삶 속에서 나만의 탈출구를 갖고자 그림을 시작했다. 40대 중반쯤 그림을 시작했으니 20년 가까이 된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발을 들여놓았는데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웃음)  

Q. 다소 늦게 그림을 시작했다. 평소 그림에 대한 관심이 있었나 

사실 그림을 시작하기 전까지 관련된 어떠한 교육도 받지 않았다. 아이들 체험학습을 위해 전시장을 찾아 그림을 감상했던 게 전부였다. 그때부터 '내가 그림을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림에 대해 조금씩 관심이 생겼고 지역 사생회를 알게 돼 가입했다.

사생회원 대부분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견 작가들이었다. 그 뒤로 3~4년 활동을 하면서 고민 끝에 '제대로 그림을 해보자'라는 결심을 하고 그림을 시작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문화센터나 작은 화실에서 그림을 그렸다. 야외로 나가 그림을 그릴 때가 있는데 곧잘 따라나섰던 아이들이 클수록 같이 나가는 횟수가 줄면서 어느 순간 혼자만 나가고 있더라.

일도 해야 하고 취미로 시작했던 그림이라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직장을 옮기고 이전보다 그림에 할애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4~5년쯤 전의 일이다.

Q. 어렸을 적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나

학창 시절 미술부와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거나 관련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 소질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일을 하면서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컸고 큰 제약 없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그리고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그림을 선택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고 새삼 느끼게 된다.

Q. 일과 병행해 작품활동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 주로 저녁에 그림을 그린다. 전시회가 잡히면 새벽까지도 그릴 때가 있다. 이전에는 집에서 많이 그렸지만 최근에는 작은 작업실을 구해 그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하다 보니 주변에서 힘들지 않냐는 말들도 많이 듣는다. 쉽지는 않지만 한편으론 뿌듯하다. 특히 아이들이 엄마가 스스로의 시간을 알차게 보낸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한다. 그런 주변의 이해나 격려가 작업의 활력소로 작용할 때가 많다.

또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힘도 나고 오래가는 것 같다. 이전에 일을 하면서도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러다 보니 힘들고 재미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그림을 알게 되고 관련 활동을 계속하다 보니 안정감이 생기고 치유받는 느낌이 들면서 힘든 상황들을 극복하는 힘이 된 것 같다. 무엇보다 그림을 그리면서 긍정적인 태도나 생각들을 갖게 됐다.

Q. 주로 그리는 소재는 무엇인가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자연 풍경을 많이 접한다. 처음에는 도화지 한 장 앞에 두고 어떻게 그려야 하나 두렵기도 하고 기초지식이 없다 보니 그림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작업 횟수가 늘면서 차츰 익숙해지고 가까워지더라. 그러면서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보이는 풍경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 그날 산과 강에서 보고 느꼈던 감정이나 이미지들이 자연스레 연상이 되면서 작업하는 내내 즐겁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수준까지는 올라온 것 같다. 그림을 완성한 후에도 다시 들춰보면 그날의 감정들이 그대로 느껴진다.

풍경이라는 소재가 단순하고 일차원적이긴 하지만 당시의 기억들을 온전히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좋은 재료고 그래서 풍경을 많이 그린다.

Q.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림은

어떤 소재를 앞에 두고 사진을 찍을 때나 그림을 그릴 때 기분이 좋은 경우가 있다. '밤의 소나타'라는 작품은 우연히 산책하다 본 솜사탕을 파는 파라솔에서 나오는 불빛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에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결과물이다. 보고 나서 느낌이 좋아 그림에 담고 싶다는 소재들이 종종 있는데 그리는 과정이나 완성 후에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한 가지 더 꼽자면 문을 소재로 그린 '호기심'이라는 작품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펼쳐질 장면에 대한 호기심을 주제로 작업했다. 특히 이 작품은 도화지가 아닌 나무에다 그림을 그렸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차원에서 그렸던 그림인데 나름 괜찮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만족한다.

Q. 그림을 그리는 주재료는 

수채화를 많이 사용한다. 처음부터 했고 접근성이나 비용, 장소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선택한 결과다. 사실 수채화는 투명하고 맑고 가벼운 맛이 있는데 내 작품은 생각보다 색이 무겁고, 불투명한 것들이 많다. 그런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한번 망치면 수습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만큼 정교하게 그려야 하고 때문에 집중력이 많이 요구되기도 한다. 

Q. 작품활동을 해오면서 힘들었던 점과 이후 계획은

그림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 '사상누각'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슬럼프도 겪었다. 그때마다 전시회도 더 다니고 그림을 배우기 위해 문화센터나 선생님들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러면서 스스로 동기부여도 해보고 주변의 격려도 받으면서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오고 있다. 그림과 늘 친구처럼 지내기 위해 노력한다. 크게 욕심내지 않고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작품 활동을 계속하다 보면 난관에 부딪혔을 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힘이 길러질 것이라 생각한다.

덧붙여 신문지를 활용한 콜라주나 예전 추억을 단편화해 작업을 해보는 등 새로운 시도들을 계획 중에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작품을 통해 공유해 보고 싶다. 

이상 박혜숙 작가와의 인터뷰였다.

박혜숙 작가의 개인전은 10월 16일부터 10월 28일까지 인천시 연수구 용담로 117번길 41 만인타워 11층에위치한 갤러리 카페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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