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마을] 인천시ㆍ연수구, 함박마을 갈등 해소 위한 방안 마련할까
[함박마을] 인천시ㆍ연수구, 함박마을 갈등 해소 위한 방안 마련할까
  • 김도훈 기자
  • 승인 2020.08.24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 산하 인천여성가족재단, 인천시 고려인 주민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 완료 앞둬
인천여성가족재단 양수진 팀장, "민ㆍ관ㆍ단체ㆍ전문가 모두 협력해야"
연수1동 함박마을 입구 전경

인천시와 연수구가 함박마을 선주민과 고려인 간 갈등 상황 해소를 위한 방안 수립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 산하의 인천여성가족재단은 지난 1월부터 '인천시 고려인 주민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8월 말 연구 완료를 앞두고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 소음, 범죄 등 함박마을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갈등 상황의 실태 파악부터 고려인에 대한 내국인의 인식, 필요한 지원 정책 등 종합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나아가 고려인 주민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정책과제 제안과 지역민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상생 방안도 모색했다.

시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 연수구와 협력해 본격적으로 함박마을 갈등 상황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함박마을은 거주민 중 외국인이 절반을 넘어가는 인천의 대표적인 외국인 밀집지역으로 내ㆍ외국인 간 갈등이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선주민들은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구가 내놓는 방안에 대해 전혀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실효성 있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또 전문가에 의한 지속적인 교육 및 관리 등 공무원 중심의 정책을 벗어나 전문적인 인력에 의한 체계적인 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현재 해당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인천여성가족재단 가족정책실 양수진 팀장(책임연구원)은 전문가의 입장에서 함박마을 문제에 대해 연구자료에 기반한 의견을 내놓았다.

●선주민ㆍ고려인 간 소통의 부재

이질적 문화가 공존하는 함박마을에서는 선주민과 고려인 간 상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바 있으나, 주로 선주민에 의해 추진되었고 '형식에 치중한 행사'이거나 일회성 모임으로 종결되었다. 선주민과 고려인 간 실질적 의견수렴과 합리적 대안 제시를 위한 자리와 활동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 비춰 볼 때, 양자 간 소통 부재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결여 시키고 일상적인 주민 갈등 해결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소외 당하는 고려인들

선주민은 고려인의 이질적인 면을 부각해 공동체 활동에서 소외되게끔 하고 의사결정 참여의 주체가 아닌 열등한 타자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마을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나 권한을 주지 않고 있고 정치적 발언권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선주민들은 언어적 장벽과 문화차이 때문에 고려인들과의 공동체 활동이 망설여진다고 한다. 또 호의를 권리로 착각할 수 있기에 함께하는 활동을 망설이게 되고, 마을 발전에 관심 없는 고려인에게 모임을 권할 이유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

●현 상황을 거시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해

가족단위 고려인 정착이 느는 등 고려인들은 지역사회에서 임시 거주자가 아닌 정주자로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때문에 거시적 관점에서 고려인을 포용하고 공동체로 나아갈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 함박마을은 고려인들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유용한 플랫폼이기에 앞으로도 고려인 유입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선주민과 고려인 주민 모두 지역공동체로서 공동의 번영을 위한 상호협력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정비하는 것이 본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선주민과 고려인 주민으로 구성된 소통 플랫폼이나 중재 조직이 필요하고 이해를 돕는 통역관 배치가 필수적이다. 또한 고려인과 한국인 대표자가 나와야 한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충돌과 갈등은 일정기간 불가피

함박마을이 서로 다른 문화 양식과 가치를 담은 집단 주거지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내ㆍ외국인 간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은 일정 기간 불가피하다. 그 사례는 쓰레기, 주차, 소음, 치안 문제, 언어 소통 등 다양하다.

그러나 고려인 주민들도 쓰레기 문제가 예민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다만, 쓰레기 배출 시간과 분리수거 등 처리 절차의 잦은 변동이 혼란스럽고, 한국문화에 새롭게 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고충을 느끼고 있다.

●갈등 중재자의 개입 필요해

이웃 간 갈등 사례는 일반적으로 문화가 다른 집단 간에 부딪히며 발생하는 '문화적 갈등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지역사회 내 일상적인 갈등을 등한시해서는 안되기에 해결을 위한 '갈등 중재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사회 문화적 갈등 해결 소통 창구를 마련한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의 <다양성 소통 조정위원회>가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누구 하나의 주도가 아닌, 여러 단체의 협력이 필요

모든 주체가 지역발전에 필요 역할을 가진다고 여겨진다. 관ㆍ선주민 및 고려인을 비롯해 공공ㆍ민간ㆍ학계의 전문가가 협력해 더욱 실효성 있는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함박마을과 안산시 원곡동의 주민ㆍ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외국인들의 유입으로 인한 내ㆍ외국인 주민들 간 갈등은 불가피 하며 단기 대책보다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 갈등 상황을 해소하는 것에 있어 가능성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는 주민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박마을의 한 주민은 "선주민과 외국인 주민들이 갈등 없이 상생할 수 있다고 보나"라는 본지 기자의 물음에 "함박마을 내ㆍ외국인이 소통하고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에 ▲실효성 있는 소통을 위한 창구 마련 ▲전문가 등의 갈등 중재자 개입 ▲어느 한쪽이 소외되지 않는 주민공동체 활성화 등의 방안이 갈등 해결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이 함박마을 갈등 상황 해결을 위해 6개월이 넘는 연구를 진행한 만큼, 이번 연구를 통해 인천시와 연수구가 주민들이 만족할만한 방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 팀장은 "함박마을 선주민과 고려인 주민 간의 견해차를 확인하고 좁히는데 이번 연구 결과가 유용하게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시청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세워진 계획은 없지만 연구 결과가 나오면 연수구와 협의해 함박마을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천광역시 연수구 용담로 117번길 41 (만인타워오피스텔 11층)
  • 대표전화 : 032-814-9800~2
  • 팩스 : 032-811-9812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경래
  • 명칭 : 주식회사인천연수신문사
  • 제호 : 인천자치신문 연수신문
  • 등록번호 : 인천아01068
  • 등록일 : 2011-10-01
  • 발행일 : 2011-10-01
  • 발행인 : 김경래
  • 편집인 : 김경래
  • 인천자치신문 연수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천자치신문 연수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eyspress@naver.com
ND소프트